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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하정승묘에 얽힌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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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0-10-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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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승묘에 얽힌 전설
조선조 제4대 임금인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 정승의 묘는 원래 지금 있는 자리(신천동 산 12)가 아니라 소래산 기슭에 있었다 한다. 그런데 뱀내장이 서기 시작하면서부터 소(牛)시장도 번창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뱀내장에서 거래되는 소와 양은 전국에서도 유명하여 소시장 하면 뱀내장을 이를 만큼 대단하였다. 그런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일제시대 때의 일인데 하루는 이 소래면(부천군) 면장이 잠을 자는데 비몽사몽간에 하연 정승이 나타났다. 면장은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머뭇거리니,
"놀라지 말라. 나는 이 장터 앞에 있는 하연이다." 

하고 말했다. 면장은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연이라면 그 유명한 세종 때의 정승을 일컬음이요. 이미 500년 전의 인물인데다가 그분은 바로 자기가 관할하고 있는 소래면에 묻혀 있는 분이 아닌가? 소래산을 뒤로 하여 펑퍼짐한 언덕에, 이른바 명당자리라고 여겨지는 장소에 몇백 년 전의 하연 정승께서 잠자고 계시다는 것을 이미 이곳 소래면만이 아니라 시흥 일대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비몽사몽간에 자기 앞에 바로 그 하연 정승이 서 있는 것이다. 면장은 벌떡 일어나 머리를 조아렸다.

 
"네. 무슨 분부가 계시온지…"
"음… 놀라지 않고 정신을 제대로 가누는 것을 보아하니 대장부로다. 다름이 아니라 내 그 사이 조용히 잠자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갑자기 문전이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도다."
면장은 다시 한번 의아하였다. 문전이 시끄럽다니 무슨 일인가? 그러나 이내 그 뜻을 알아차렸다. 하연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소시장이 서기 전까지는 그래도 견딜 만하였는데. 소시장이 서면서부터는 그저 아침부터 밤중까지 떠들고 술마시고, 싸우고, 소리지르고 거기에 황소울음, 송아지울음 뒤범벅이 되어 한시도 조용하지가 않다. 그뿐인가? 쇠똥이나 쓰레기가 코를 찌른다. 자네가 어디 조용한 곳으로 나의 집을 옮겨 주기 바라노라"
면장은 더 들을 말도 없었고, 그저 머리를 조아리면서,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미천한 저희가 미처 뜻을 받들지 못하온 것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하면서 거듭거듭 용서를 빌었다.
"그러면 나는 자네만 믿고 조용한 자리로 옮겨갈 때를 기다리겠노라."
말을 그치자 하연 정승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튿날 면장은 아침 일찍이 하연 정승의 묘로 가보았다. 원래는 그 묘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 소시장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날로 번창하는 소시장의 발전으로 조금씩 조금씩 그 터가 넓혀져, 아닌 게 아니라 하연 정숭의 묘 앞까지 침범하고 있었다. 거기에 쇠똥이니 쓰레기 같은 것이 분묘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면장은 그 현장을 직접 보고서야 돌아가신 분의 넋일망정 괴로웠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또한 간밤에 분명히 약속한 것도 있고 하여 새로운 묏자리를 물색하였다. 여러 군데를 돌아보았으나, 기왕이면 관리하기도 쉽고 조용한 곳이어야겠다 여기고 자리잡은 곳이 바로 소래면사무소 앞이었다.

 
이 장지가 결정되자 면장은 곧바로 하연 정승의 묘를 소래면사무소 앞으로 옮기었다(소시장은 면사무소 앞에, 하연 정승의 묘는 소래산 기슭에 있는 것으로 보아 앞의 이야기는 서로 바뀐 것으로 보임). 이곳은 소시장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면사무소 앞이어서 언제나 깨끗한 환경이 유지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하연 정승의 묘는 지금 자리로 옮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면사무소는 그 후에 늘어나는 사무행정의 폭주로 지금의 대야동 484-5(옛 시흥시 청사)로 옮겼고 소시장 역시 터가 넓은 뱀내천 곁으로 옮기었으나 다시 대야동 대우통신 앞으로 이전되었다가 도시화로 1970년대에 이르러 폐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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